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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공부

어촌 시골 마을 계장의 푸념과 문제점(Feat. 가상)

by FREE MONEYMAN 202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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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마을 계장의 푸념

한국의 경우 서울과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상이 몰려있는 실정이다. 이에 더해 최근 출산율은 0.78을 기록하며 지방소멸의 위기가 더해지고 있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시골은 이미 마을이장 및 어촌계장의 나이가 60을 훌쩍 넘어서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젊은이의 취급을 받으며 마을 이곳저곳의 어르신들을 돌보아야 하는 실정이다. 마을에서는 더 이상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없고 폐교된 학교와 집은 흉물스럽게 남아 남은 주민들의 보안과 위생을 위협하고 있다.

푸념 1> 교육 및 일손부족 문제

 이번에 셋째 아들이 고등학교를 진학하게 되었는데 매일 더 큰 도시로 보내달라고 야단이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여기에서는 공부하는 것이 한계가 있고 지역적 특수성 때문에 학원이나 과외도 제대로 받지 못하여 결국 좋은 대학에 입학하지 못할 것 같다는 것이 이유이다. 표면적으로는 공부가 이유라고 하기는 하지만 교우관계에서도 문제가 있다. 아들의 친구들은 이미 중학교 시절부터 나가있거나, 고등학교를 진학하며 인근 대도시로 나가는 것이 유행처럼 퍼져나가고 있다. 이런저런 경제적 상황과 지역적 기반을 설명하며 안된다고는 했지만 내심 마음속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사실 모르겠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과 젊은 부부들이 대도시로 나가니 일손부족 문제도 크게 다가온다. 우리 어촌계는 청년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일손이 부족하다. 현재, 내가 50대 초반으로 60대를 바라보고 있는 나이인데 일은 하는 사람들은 나랑 나이가 비슷하거나 대부분 연배가 더 높으신 분들이 주이다. 가끔 부모님의 대를 이으려고 시장에 유입되는 청년들도 있지만 이내 버티지 못하고 시장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백종원 대표의 예산시장은 자리가 없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고 TV에서 보았지만 우리는 그저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아기울음소리를 언제 들어보았는지조차 기억이 없으며 결혼식과 돌잔치보다는 장례식을 가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아 씁쓸하다.

푸념 2> 경제적 문제

 우리 어촌마을은 일본의 원전과 오염수 방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름이면 관광객들로 넘쳐나던 마을은 수산물에 대하여 문제가 없다고 아무리 홍보하고 직접 앞에서 시식행사를 진행해도 예전만큼의 활기는 되찾고 있지 못하다. 또한 노후한 수산물 시장도 문제이다. 전통적으로 역사와 유서가 깊은 전국 최고의 수산물 시장은 점점 낡고 병들어 가고 있으며  그 옆으로 대형마트가 자리 잡는다는 소식이 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와 대기업 입주, 온라인 사이트의 활성화들은 마을의 경제적 존속을 위협하는 크나큰 문제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시장 상인협회에서 자체적으로 돈을 모아 시장을 보수하고 있으며 대기업의 입점반대를 위한 시위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마을의 젊은 이들도 하나둘 다른 곳을 찾아 떠나고 있다.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개혁을 통하여 본질적인 해결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 같다.
 

푸념 3> 정책적 문제 

 나는 정책이라는 것도 잘 모르고 정치라는 것도 잘 모르고 살아왔다. 하지만 이번 군의 결정은 매우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주민 참여 예산제도라는 것이 있다길래 노후화된 수산물 시장을 정비하는 데에 예산을 편성받고 싶어 군청으로 찾아갔다. 하지만 군청에서는 모두 다 기각되었다.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우리 군 자체가 관광객 중심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필요한 경비와 예산은 모두 해안가 쪽이나 관광명소들을 정비하는 쪽에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수산물 시장 또한 관광객들이 많이 찾았던 장소이며, 군의 군민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아주 역사와 유서가 깊은 장소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군에서는 해안가에서 수산물 시장을 이어지는 도로를 확장 및 정비해 주는데 예산을 편성해 주었으면 좋겠으며 낡은 수산물 시장의 지붕을 더 이상 슬레이트가 아닌 좋은 재료의 지붕으로 바꾸어 줬으면 한다.
 

한국 시골의 문제와 푸념

 한국의 시골은 아무도 찾고 싶어 하지 않는 그런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재잘거림은 들어본 지가 오래되었으며, 많은 노인들이 생을 마감할 준비만을 하고 있다. 이미 생을 마감한 주인을 모셨던 집들은 낡고 병들어 쓰러지기 직전인 경우가 많다. 또한, 군내에 1곳 운영하던 종합병원은 이미 만성적자로 떠난 지가 몇 년 정도 되었다. 이렇듯 한국의 시골은 건강과 보안을 위협받고 있으며 문화와 의료는 사치에 가까울 정도로 급격하게 몰락하고 있다. 
드라마틱하게 아이와 인구가 늘어 우리 마을이 다시 활성화되었으면 좋겠지만 나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가능성이 거의 0%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낱 어촌 계장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았으면 좋겠지만 이 큰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것이 참 슬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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